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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선 안 나오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전문진단이 필요한 이유)

by 메디라이프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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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배를 잡고 있는 사진
사람이 배를 잡고 있는 사진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는데, 병원에서는 "건강검진 결과 이상 없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복통이나 배변 이상 증상을 겪고 병원을 찾지만,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CT 결과 모두 정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를 넘어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IBS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0~15%가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기능성 질환이라는 특성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적 이상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기계적 검사로는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증상의 패턴과 생활환경'을 중심으로 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건강검진에서는 왜 IBS를 진단할 수 없을까?

건강검진은 주로 조직, 구조, 수치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따라서 대장암, 용종, 염증성 장질환(IBD) 등 기질적 질환은 진단할 수 있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장기 자체에 이상이 없는 기능성 질환은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IBS 환자는 대장내시경, CT, 혈액검사, 초음파, 소변 검사 등 모든 결과가 '정상'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습니다.

  • 식사 후 갑작스러운 복통
  • 스트레스를 받으면 설사 또는 변비 발생
  •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함
  • 배변을 자주 해도 개운하지 않음
  • 긴장하거나 외출 전 복통이 심해짐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계와 장 신경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손상이 없기 때문에 일반 건강검진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IBS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로마 IV 기준’이 핵심입니다

전문 내과나 소화기내과에서는 IBS를 진단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로마 IV 기준(Rome IV Criteria)’을 활용합니다. 이는 증상 중심의 진단법으로, 다음의 항목을 평가합니다.

📌 로마 IV 진단기준 요약

  • 최근 3개월 이상 복통이 주 1회 이상 발생
  • 복통이 배변과 관련됨 (배변 후 완화 또는 악화)
  • 배변 빈도 또는 대변 형태의 변화가 있음

이 기준을 바탕으로 IBS는 4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각기 다른 치료전략이 필요합니다.

  • 설사형(IBS-D): 묽은 변 또는 갑작스러운 배변 욕구
  • 변비형(IBS-C): 단단한 변, 배변 시 힘듦
  • 혼합형(IBS-M):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남
  • 분류불가형(IBS-U): 명확한 패턴은 없으나 복통과 배변 문제 동반

이러한 분류는 단순히 복부 불편감을 완화하는 것이 아닌, 개별 증상에 맞는 약물과 식이조절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즉, IBS는 단순히 ‘장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없는 정확한 진단 프로세스를 필요로 하는 질환입니다.

기질성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합니다

IBS 진단에서는 반드시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IBS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음과 같은 질환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대장암: 체중 감소, 혈변, 야간 설사
  • 염증성 장질환(IBD): 만성 염증 동반, CRP/ESR 상승
  • 유당불내증: 유제품 섭취 후 설사 및 복통
  • 세균 과증식(SIBO): 지속적인 가스, 복부 팽만

이러한 감별을 위해 기본 내시경, 대변 검사, 혈액 검사는 필수이며, 그 후에도 구조적 문제가 없다면 비로소 IBS로 판단하게 됩니다.

왜 IBS는 전문의의 평가가 꼭 필요한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간단한 약물이나 유산균 복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전문의 진단 및 맞춤형 관리가 필수입니다.

  1. 정확한 유형 구분: 설사형과 변비형은 약물 사용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증상만 보고 자가치료하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2. 식이요법 지도: FODMAP 식품 리스트에 따른 제한 식단은 전문가의 도움이 없으면 실천이 어렵고, 영양 불균형 위험이 있습니다.
  3. 스트레스 평가와 관리: IBS는 뇌-장 연결(Brain-Gut Axis)의 불균형이 주요 원인으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4. 장기 관리 계획 수립: 약물 + 식이 + 생활요법의 병행이 가장 효과적이며, 증상이 장기화될수록 반복 치료 계획이 필요합니다.

‘정상’이라는 말보다 ‘지속된 증상’에 주목하세요

의료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들리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검사 결과는 괜찮은데요…”입니다. 하지만 환자는 여전히 복통과 설사로 일상을 힘들어합니다. 이것이 바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대표적인 특성입니다.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진단의 근거가 됩니다. 특히 스트레스, 특정 음식 섭취, 생리주기, 외출 전후 등의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된다면 IBS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위장약이나 유산균에 의존하기보다, 체계적인 진료와 검토를 통해 ‘나의 장’을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때입니다.

결론: IBS는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IBS는 단순한 장 트러블이 아닙니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예민하고, 복잡한 신경계와 연결되어 있어 스트레스나 습관, 식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건강검진으로는 볼 수 없는 이 ‘예민함’을 읽어주는 것이 바로 전문의의 역할입니다.

만성적인 복통, 변비 혹은 설사가 계속되고 있다면, 그것은 몸이 보내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정상"이라는 말에 안심하지 말고, 그 증상을 인정하고 조기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장 건강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지만, 돌보지 않으면 평생 당신의 삶의 질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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